동짓날에 떠오른 둥근달이
가슴 시리게 그리운 건 무슨 연유인가?
봄비를 맞는 시샘에 서둘러 도망가던
추위가 다시 되돌아오는 이 때,
나는 머리를 비우고
시멘트 길을 걸어가고 있다.
빗길을 보는 마음은
세상을 노래하고픈 시인이 되고,
우산을 들고 걸으면
괜시리 옷 깃을 올리고 싶다.
그렇게도 바쁘게 달리더니,
그렇게도 열심으로 일을 하더니,
이리도 고즈넉한 시간을 만들어내는 여유
그 찰나의 모습도 찬란하다.
장작불 연기에 매움이 있지만
타고남은 잿더미에 통감자가 익어가듯,
우리의 고된 시간을 지나면 우리는
다음에게 넘겨줄 넉넉-을 준비해야 한다.
우리는 황혼을 노래하고 분위기를 노래하고
내일의 희망을 만들어내야 하는
숙명의 희생세대!
아름다워라! 아름다워라!
자신의 아픈 모습을 감추려고 애쓰는
그 모습만으로도 아름다워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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