차비가 없어도 만나지고
부르지 않아도 볼 수 있습니다.
눈만 감으면
당신이 나에게 다가옵니다.
세월의 담벼락을 부등켜 안고
울부짖을 필요도
허한 빈 가슴을 쓸어안고
외로워 할 필요도
더 이상 나 밖에 없다고
울 필요도 없습니다.
당신을 그리면
눈시울이 뜨겁고
당신을 만나면 이 내 가슴 뭉클하고
당신의 손을 잡으면 왜 그리 신나는지요.
가을 하늘은
내 마음까지 더 높혀 주고
솔빛 바람은 이내 감성을
송두리 채 빼앗습니다.
허전한 냉가슴으로 울어야 하는 올 가을...
이제 고독의 빈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.
기절할 것만 같은 당신의 초청에
난 그만 혼절합니다.